픽플리 25~26년 3개 분기 추적조사, 3회 이상 구매 54.2% → 60.0%로 상승
외투·신발 구매는 네이버로 이동… 쇼핑 중 AI 활용 41.4%
국내 패션 소비가 '한 번에 크게'에서 '자주, 가볍게'로 옮겨가고 있다. 옷을 사는 횟수는 늘었지만 한 번에 쓰는 돈은 오히려 줄었고, 단가가 높은 외투 대신 상·하의로 장바구니 구성이 바뀌었다.
데이터 트렌드 플랫폼 픽플리가 조사연구컨설팅 올림과 함께 패션 제품 구매 경험자를 대상으로 세 차례(1회차 지난해 10~12월, 2회차 올해 1~3월, 3회차 4~6월)에 걸쳐 조사한 결과다. 픽플리는 지난달 31일 '패션 산업 26-3Q 소비 여정 리포트'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13일 공개했다.
구매는 잦아지고 씀씀이는 가벼워졌다… 3회 이상 구매 60%
최근 3개월간 패션 제품을 3회 이상 구매했다는 응답은 2회차 54.2%에서 3회차 60.0%로 5.8%포인트 올랐다. 반면 지출은 뒷걸음쳤다. 같은 기간 10만 원 미만을 썼다는 응답이 27.5%에서 31.5%로 4.0%포인트 늘었다.
구매 빈도와 1회당 지출이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인 셈이다. 패션 소비가 "한 번에 크게 지출하기보다 비교적 자주, 그러나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품목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것이 픽플리의 분석이다.

최근 3분기 패션 제품 소비자들의 구매 경험 및 여정 지표 변화 (사진제공 - 픽플리)
외투 지고 상·하의 뜨고… 4050 남성 '고액 소비' 이탈 가장 커
품목 구성도 달라졌다. 3개 분기 연속으로 외투 구매 비중은 줄고 상·하의 비중은 늘었다. 겨울에서 봄·여름으로 넘어가는 계절 변화와 함께, 단가가 높은 외투 자리를 상대적으로 저렴한 상·하의가 채운 결과다.
변화의 폭은 집단별로 갈렸다. 2030 여성은 3회 이상 구매 비율이 69.6%에 달해 구매 빈도 상승이 가장 뚜렷했다. 2030 남성 역시 4050보다 빈도 확대 흐름이 두드러지며 실용적·반복적 구매 구조로 이동했다.
반대로 4050 남성은 횟수보다 금액에서 변화가 컸다. 30만 원 이상 고액 소비 비중의 하락 폭과 상·하의 구매 비중의 증가 폭이 모두 전 집단 중 가장 컸다. 4050 여성은 기존 구매 패턴을 대체로 유지하면서 품목 구성만 실용적인 방향으로 옮겨갔다.
'필요해서 직접 찾는다'… 외투·신발 결제는 네이버로
여정의 출발점은 콘텐츠가 아니라 필요였다. '필요에 따른 직접 탐색'으로 제품을 인지했다는 응답은 신발 71.8%, 외투 68.7%, 상·하의 67.8%, 패션 잡화 58.1%로 모든 품목에서 절반을 크게 웃돌았다. 광고·콘텐츠를 통한 관심 형성은 상·하의와 신발, 패션 잡화에서 일제히 줄었다. 다만 외투만은 추천·노출 광고를 통한 인지가 25.3%로 함께 늘어, 계절 상품 특유의 광고 반응성을 보였다.
채널에서는 네이버의 존재감이 커졌다. 외투는 정보 탐색이 네이버 검색·네이버 쇼핑 중심으로 옮겨간 데 이어, 구매도 네이버 쇼핑과 쿠팡 중심으로 이동했다. 상·하의는 탐색과 구매 모두 패션 플랫폼이 1위 자리를 지켰지만, 네이버 쇼핑 비중이 꾸준히 확대되는 흐름을 보였다.
가장 뚜렷한 변화는 신발에서 나타났다. 정보 탐색에서는 네이버 검색이 1위를 유지한 가운데 패션 플랫폼 이용도 19.9%로 크게 늘었지만, 실제 결제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네이버 쇼핑(24.9%)으로 넘어갔다. 사이즈와 착화감 정보, 교환·반품 편의성이 뒷받침되면서 오프라인 의존도가 높던 품목의 온라인 전환이 한층 진전된 것이다. 패션 잡화는 탐색에서 네이버 검색과 패션 플랫폼이 24.8%로 동률을 이뤘고, 구매에서도 패션 플랫폼(25.6%)과 오프라인 매장(23.9%)이 맞붙는 온·오프라인 혼합형 여정을 보였다.
AI 활용 41.4%… ChatGPT 56.2% vs 제미나이 41.1% '양강'
패션 쇼핑 과정에서 대화형 AI를 써봤다는 응답은 1회차 39.9%, 2회차 37.0%를 거쳐 3회차 41.4%로 올라섰다. 한 차례 주춤했다가 반등해 소비자 10명 중 4명이 AI를 거쳐 옷을 사는 구조가 자리 잡은 셈이다.
서비스별로는 ChatGPT가 56.2%로 1위를 지켰다. 다만 구글 제미나이가 1회차 26.1%, 2회차 36.0%, 3회차 41.1%로 세 분기 연속 상승하며 양강 구도를 만들었다.
기대하는 역할은 감각보다 실용에 쏠렸다. '예산 범위 내 제품 추천'(29.8%)과 '상황에 맞는 제품 추천'(27.6%)이 1·2위를 차지했고, '유사상품·대체재 탐색'(11.0%), '착용 경험에 대한 정보 제공'(9.6%)이 뒤를 이었다. 스타일을 대신 골라주는 스타일리스트보다, 정해진 예산과 상황 안에서 선택지를 좁혀주는 조력자로 AI를 받아들이고 있다는 뜻이다.
반복 구매 설계와 '플랫폼 밖' 접점이 관건
이번 조사는 패션 소비의 축이 '고가 단품 한 건'에서 '부담 없는 품목의 반복 구매'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브랜드로서는 객단가를 지키는 전략보다, 반복 구매를 전제로 한 가격대 설계와 재구매 주기 관리의 비중이 커졌다는 의미로 읽힌다.
채널 측면의 과제도 남는다. 외투와 신발처럼 무게중심이 패션 플랫폼 밖으로 옮겨간 품목이 생기면서, 자사몰과 패션 플랫폼에 집중돼 있던 접점 전략의 재조정이 불가피해졌다. 여기에 소비자 10명 중 4명이 활용하는 대화형 AI가 '예산·상황'을 기준으로 후보군을 좁히는 만큼, 가격대와 착용 상황 정보를 얼마나 구조화해 노출하느냐가 다음 분기 패션 커머스의 변수로 떠올랐다.
자료: 픽플리 '[데이터로 보는 소비 여정] 요즘 사람들은 어떻게 소비하고 있을까? - 패션 산업 26-3Q' (조사 협력: 조사연구컨설팅 올림)
출처: 코리아스타트업포스트 / 서영준 기자



